🕹️ Will



Q. 안녕하세요 윌, 윌을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!

A. 안녕하세요 윌이라고 하고, 사무실 바로 앞에 살고 있습니다.

23년 3월에 입사했으니 들어온 지 1년 반 정도 됐네요.

기획, 디자인, 운영, 그리고 때로는 HR도 하고 있습니다.



Q. 윌은 어떻게 바카티오에 합류하게 되었나요?

A. 23년 3월 직전에 뭘 하고 있었는지 설명해 드리는 게 제일 맞을 것 같은데. 당시 저는 창업을 중단하고 쉬고 있었어요.

앞으로는 뭘 의미 삼아 살아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, 인사이더스 친구가 바카티오를 추천해 줬어요. 제온과 이야기한 뒤 합류를 결정했죠.





Q. 윌의 마음을 움직인 제온의 말이나 행동이 있었던 건가요?

A. 제가 만든 회사를 제 발로 나오면서 했던 결심이 있었어요. 다시는 초기 스타트업 안 간다.

단, 3개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초기 스타트업이 있다면 그때는 예외다.

그 세 개 조건은 다음과 같아요. 현재 돈을 벌고 있어야 한다, 한 명의 확실한 리더와 그를 믿어주는 든든한 팔로워들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, 대표는 나보다 똑똑해야 한다.

제온이랑 이야기했는데 이 팀은 세 가지 다 만족이 되더라고요.

무엇보다 제온이 동시대 동나이대 창업가 중 1등은 아니겠지만, 최소한 상위 1%는 될 것 같아서. 큰 고민 없이 조인했어요.



Q. 윌의 합류에 제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네요. 그럼 윌이 보는 제온의 모습은 어때요?

A. 저는 솔직히 말해서 요즘 제온을 그냥 한 인간으로 보게 돼요. 창업을 해봐서 아는 것 같은데 ‘얼마나 불안하고, 혼란스럽고, 겁날까?’ 싶어요.

제온을 보면 혼란스럽고 힘들어하는 한 사람이 보여요. 근데 파도에 휩쓸려가는 게 아니라 서퍼처럼 그걸 타고 넘어가려고 시도하고, 자신을 채찍질하는 사람도 동시에 보여요. 그게 되게 어렵잖아요.

전 책임감이 세상에서 제일 무겁다고 생각하거든요. 근데 제온은 그걸 꽤 잘 핸들링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.



Q. 팀원들과의 이야기도 궁금한데, 윌이 같이 일하고 싶은 팀원의 모습이 있어요?

A. 앞으로 들어올 사람들은 지금 팀원들 같았으면 좋겠어요.

우리 팀원들 그 누구와도 단둘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.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본 적 없지만, 엄청 힘들고 지루하대요. 재밌고 의미 있는 건 가끔 있대요.

산티아고 순례길을 같이 걸을 수 있다는 건 스몰토크도 잘 되고, 자기 가방을 혼자 책임질 정도의 체력과 정신력도 있고, 그만하고 싶어도 스스로 다독일 줄도 알고, 힘들어하는 옆 사람에게 에너지를 나눠줄 수도 있는, 순례길을 완주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.

그래서 지금 팀원들과 비슷한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어요.



Q. 그럼 윌이 생각하는 우리 팀의 강점과 윌의 강점은 뭐예요?

A. 서로에 대한 신뢰인 것 같아요. 팔로워들이 리더를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, 팔로워들끼리 서로를 믿는 것도 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. 우리 팀은 아무래도 신뢰가 제일 크죠.

제 강점은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아는 거. 저도 하기 싫고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러다가도 ‘그럼 안되지!’ 하는 방법을 스스로 알고 있는 거 같아요. 스스로에 대한 사용 설명서가 저한테 있어요.





Q. 그건 어떻게 알게 됐어요?

A. 스스로 관찰하면서 알게 됐죠. 대부분 창업할 때 알게 됐는데, 그때 걷는 습관이 생겼어요. 그때 알게 됐거든요.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는구나.

또 너무 비장하게 살진 않으려 해요. 매사에 비장하게 임해야 성과가 나는 사람도 있겠죠.

근데 최소한 저한텐 안 맞아요. 지금 백억 부자여도, 어마어마한 성과를 달성해도, 못 해도 어차피 죽어요. 열심히는 살되, 이거 망치면 다시는 재기 못 할 구렁텅이에 빠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.

그리고 모든 선택은 내가 한 거라고 생각해요.

어떤 선택을 해도, 떠밀려서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기로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.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반응은 제가 선택할 수 있잖아요. ‘하기로 선택한 건 나니까 해보자’ 이렇게 생각해요.



Q. 그럼, 앞으로 그리고 있는 회사나 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에요?

A. 4년 뒤에 회사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생각해 봤는데, 4년 뒤에는 전 세계적으로 지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.

그리고 지금 팀원들이 각 지사의 지부장이었으면 좋겠어요. 그리고 지금 같은 팀을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면 재밌을 것 같아요.



Q. 그때 윌 개인적으로는 어떤 모습이고 싶어요?

A. 일당백 하는 소수의 팀원들이랑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고,

그 사람들이 다 ‘저 사람은 예전의 션을 보는 것 같네, 예전의 케빈을 보는 것 같네’ 이런 식으로 지금의 팀원이 겹쳐 보이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어요. 그런 사람들을 리드하고 있으면 좋겠네요.

그리고 지금보다 조금 더 인생을 가벼이 볼 수 있는 역량이 향상돼서, 어떠한 문제가 와도 ‘별거 아니야’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. 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.



Q. 윌은 쿨한 모습을 추구하시네요. 그러면 여기서 윌을 표현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여쭤볼게요.

A. PLAYING이에요.

제가 어렸을 때 학교를 가면 부모님이 언제나 재밌게 놀고 오라고 하셨어요. 공부 열심히 하라고 안 하고요.

군대 갈 때도 마찬가지였어요. 재밌게 놀고 오라고 하셨어요.

뭐든 퀘스트고 게임이라고 생각해야 재밌게 할 수 있는 거 같아요. 또 그래야 오래 할 수 있고, 좋아하게 되고요.





Q. 그럼 윌은 지금 재밌으세요?

A. 재미를 느끼려고 노력해요. 재밌잖아요 솔직히.

개발하다가 소리치는 케빈 보는 것도 재밌고, 션이 일하다가 버럭하는 것도 재밌고. 다 재밌어요.



Q. 요즘 고민은 없나요?

A. 제가 테이블 상판이라고 하면 저를 지탱하는 다리가 네 개거든요.

회사, 건강, 여자친구, 가족.

그중에서 하나만 무너져도 기우뚱하니까 조율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.



Q. 이제 거의 끝나가네요. 이번에 제주도 합숙 간다고 했을 때 윌의 심경이 궁금해요.

A. 말 그대로 ‘오잉?’이었어요.

제온한테 물어봤더니 제온이 “호스트를 만나봐야 서비스 기획할 때 헛발질을 안 한다. 무엇보다 낭만 있지 않냐” 했어요.

듣고 보니 ‘그래 그러네’ 생각했어요.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오케이했어요.





Q. 2주 제주 합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뭐였어요?

A. 첫 미팅 때 느낀 건데,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핸드폰에 내가 만든 서비스가 깔려 있는 걸 보는 건 되게 뭉클해요. 그리고 이 사람한테 이 앱이 되게 중요하더라고요. 내가 이 사람을 위해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던 거구나 싶었어요.

두 번째는 시리즈 A가 거의 확정돼서 다 같이 저녁 먹은 날. 결국에는 되게 크게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역사를 다룬 책의 챕터 1을 보는 느낌이었어요. 이미 결말이 쓰여진 책의 챕터 1을 보는 느낌.

세 번째는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이요. 마지막 날이니까 놀고 싶잖아요. 근데 놀거 다놀고도 우리가 할 일을 다 하고 잤거든요. 앞으로 계속 같이 일해야 하는데, 술 마시고 놀다가도 다시 할 거 하고. ‘이걸 오래오래 하면 재밌겠다’ 싶어서 마지막 밤이 기억에 남아요.

전반적인 소감은 이제야 숙박업, 여행업, 우리가 하는 일에 감을 잡은 것 같다. 잘 알게 된 것도 아니고 그냥 감 정도잡은 것 같네요.



Q. 진짜 마지막인데요. 못다한 말씀 있으신가요?

A. 여기 아니면 안 되겠다 싶은 분들은 지금 바로 커피챗 신청해 주세요. 나중에 하려다 까먹어요.

합류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면 안 오셔도 돼요. 인생에 기회가 얼마나 많은데요.

made with Greeting